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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ar Open 2는 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칩에 올라타려 하나 - AI는 만드는 '빌더'와 반복하는 '에이전트'로 갈라진다

이 글은 대한민국 LLM 전략 3부작 중 3부다.

1부 - AI 토큰 가격 전쟁의 뒤편: HBM 병목, 탈HBM 추론칩과 한국 GPU의 공백
2부 - 국가대표AI는 모델 대회가 아니라 한국 추론 생태계의 첫 실전이다

업스테이지가 Cerebras와 공동으로 연 기술 발표회에서 두 번째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Solar Open 2(250B)를 공개했다. 겉보기에는 8월 1일 독파모 2차 평가를 앞둔 선공개 행사다. 그런데 행사의 구성이 이상하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둔 모델의 발표회에서 벤치마크 점수 이야기는 거의 없었고, 대신 에이전트, 추론 속도, 그리고 국산 NPU가 아니라 미국의 웨이퍼 스케일 칩이 무대에 올랐다. Daum은 자사 AI 검색을 들고 와 같은 모델을 NVIDIA H100과 Cerebras 위에서 나란히 돌리는 라이브 데모까지 했다. 이 이상한 조합을 설명하려면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국내 프레임을 잠시 내려놓고, 세계 AI 시장이 어떻게 갈라지고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AI 시장은 ‘빌더’와 ‘에이전트’로 갈라지고 있다

AI의 쓰임새는 이제 두 시장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빌더(builder) 시장이다. 없던 것을 처음 만들어내는 일 - 새 코드베이스의 설계, 계약서 초안, 연구 보고서, 신약 후보 탐색. 이 시장의 특징은 한 번의 품질이 전부라는 것이다. 결과물이 좋다면 응답이 몇 분 걸려도, 토큰 단가가 수십 배 비싸도 사람의 인건비보다 싸다. 1부의 가격표에서 Anthropic Fable 5가 출력 100만 토큰당 50달러라는 프리미엄 천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 빌더 시장의 가격 앵커는 토큰 원가가 아니라 그 일을 대신할 사람의 몸값이다.

두 번째는 에이전트(agent) 시장이다. 이미 만들어진 워크플로를 반복 수행하는 일 - 검색 결과 요약, 송장 처리, 코드 리뷰 루프, 고객 응대, ERP 조회. 이 시장의 특징은 같은 작업이 수천, 수만 번 반복된다는 것이다. 품질은 하한선만 넘기면 되고, 그 위에서는 속도와 단가와 안정성이 승부를 결정한다. 가격 앵커는 사람이 아니라 경쟁 모델의 토큰 원가다.

이 분화는 추상적인 구분이 아니라 데이터로 보인다. 업스테이지가 발표회에서 OpenRouter 데이터로 보여준 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Operator류 에이전트 실행이 등장한 뒤 토큰 소비량이 10배 이상 폭증했다. 사람이 채팅으로 묻고 읽는 속도에는 상한이 있지만, 에이전트가 도구를 호출하고 결과를 되읽는 루프에는 상한이 없기 때문이다. 1부에서 본 토큰 가격 전쟁 - DeepSeek V4-Flash의 출력 100만 토큰당 0.28달러, MiniMax M3의 상시 50% 할인가 - 는 바로 이 반복 시장을 차지하려는 전쟁이다.

빌더 → 배포 → 에이전트 3단계 흐름 - 가운데 '배포'가 진짜 병목이다

가운데 ‘배포’ 칸이 실제 병목이라는 건 생성이 공짜가 된 뒤 오히려 회사가 더 느려지는 이유에서 이미 다뤘다 - 무언가를 만드는 일보다, 만든 것을 조직에 심어 반복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 더 어렵다. 그리고 그 반복 단계를 기계가 대신 돌리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에이전트 시장이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구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빌더 시장에서는 한 시간 걸리던 개발을 5분에 끝내는 속도가 비싼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다. 반면 에이전트 시장에서는 같은 일을 매일 수백만 번 반복하므로 작은 단가 차이가 곧 손익이 된다. 빌더는 사람의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중요하고, 에이전트는 성공한 작업 한 건을 얼마에 끝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두 시장의 국적 구도는 이미 갈라졌다. 빌더 시장은 미국 프런티어 3사(OpenAI·Anthropic·Google)가 자본과 풀스택으로 잠갔고, 에이전트 시장은 중국 저가 모델들이 단가로 파고들고 있다. 이 구도에서 한국 모델이 빌더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학습 자본과 GPU에서 몇 배씩 밀린다. 그러나 에이전트 시장은 다르다. 품질 하한선을 넘긴 모델이 속도나 가격에서 한 축만 이겨도 자리가 생기는,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시장이다.

이 분화는 발표회의 구성 자체에 이미 그려져 있었다. 무대에 오른 세 데모를 이 프레임으로 다시 보면 정렬이 선명하다. Claude Code에 Solar를 꽂아 게임을 만드는 시연은 빌더 도구에 국산 엔진을 끼우는 실험이었고, 에이전트 랭킹 1위 플랫폼에 Solar를 디폴트로 올리는 것과 Daum 검색 요약에 Solar를 붙이는 것은 둘 다 반복 수행 - 에이전트 - 쪽이다. 김성훈대표가 벤치마크 점수 대신 “에이전트에 올인한다”를 반복해서 말한 이유가 여기 있다. 업스테이지는 빌더 시장을 두드리는 게 아니라, 애초에 다른 문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Solar Open 2 - 한국 모델이 처음으로 세계 에이전트 시장에 나갔다

Solar Open 2가 겨냥하는 곳이 정확히 여기다. 발표회에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는 작년 말 공개한 1차 모델(Solar Open 100B)의 한계를 직접 인정했다. “말은 잘하는데 말만 하지, 행동을 시키면 잘 못해요.” 그래서 2차 모델은 “완전히 에이전트다, 에이전트에 올인한다”고 말했다. 대화의 품질을 겨루는 모델이 아니라 명령을 받아 도구를 호출하고 작업을 완수하는 실행 모델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선언만이 아니라 유통 경로가 그 방향을 증명한다.

  • 에이전트 플랫폼 디폴트 탑재: 업스테이지는 OpenRouter 에이전트 랭킹 1위 플랫폼(Hermes)과 파트너십을 맺고 Solar를 디폴트 모델로 올린다고 밝혔다.
  • Claude Code 직결: Upstage API가 Anthropic Messages API와 호환돼, 변환 도구 없이 Claude Code 같은 코딩 에이전트 하네스에 Solar를 바로 꽂을 수 있다.
  • 설치 없는 에이전트 서비스: 자회사를 통해 웹 접속만으로 에이전트를 쓰는 서비스(TimeLee.ai)도 소개했다.

나는 이전 글에서 K-EXAONE과 Solar의 라이선스 전략이 갈린다고 썼다 - LG는 비상업 라이선스로 잠가 B2B 상품으로 팔고, 업스테이지는 Apache 2.0으로 열어 채택과 생태계를 노린다고. Solar Open 2의 에이전트 올인은 그 “여는 전략”의 다음 단계다. 열어놓은 모델을 세계의 에이전트 하네스들 - Claude Code, 에이전트 플랫폼, 검색 백엔드에 꽂아 반복 트래픽을 가져오는 것. 한국 모델이 벤치마크 순위표가 아니라 실전 에이전트 유통망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아마도 미국 중국으로 도배된 LLM시장에 이번 솔라가 처음이 될것이다.

직접 돌려보니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보였다

발표 자료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발급받은 ‘Early Access API’를 내가 운영하는 실제 에이전트 업무 하네스에 그대로 물려 세계 27종 모델과 나란히 계측한 결과다.

Solar Open 2의 프로파일은 독특했다. 서류 심사에 해당하는 27종 모델을 대상으로 12개의 케이스를 기반으로 측정한 결과 12케이스 스모크에서 10/12로 상위권 문턱(만점 8종)에는 못 미쳤지만, 오히려 면접시험에 해당하는 78케이스를 3반복에서는 3반복 모두 실패한 케이스가 1건뿐 - 계측한 전 모델 중 최소였다. 못 푸는 문제는 거의 없다는 뜻이다. 대신 반복 간 결과가 달라지는 비결정 케이스가 14건으로 전 모델 중 최다였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능력의 상한은 이미 세계 경쟁권인데,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내는 일관성이 아직 없다. 복불복 에이전트라는 것이다. (실제 시연하는 무대에서도 그러한 모습이 나왔다.) 에이전트 시장이 반복 수행의 시장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이 비결정성이야말로 Solar Open 2가 넘어야 할 진짜 관문이다. 반복 시장에서 신뢰란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똑같이 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7종 에이전트 모델의 정확도와 속도를 비교한 벤치마크 지도 BENCH-12(대표 12케이스) 27종 전수 - 가로축 속도, 세로축 정확도. 빨간 점선이 정확도 컷(9)이고, 그 위 우상단이 ‘정확하고 빠른’ 스위트스팟이다. solar-open2(회색·10/12)는 컷을 막 넘겨 통과선 위에 서지만 만점권(11~12)에는 못 미치고, 같은 축에서 Cerebras의 gpt-oss-120b·zai-glm-4.7은 훨씬 아래(정확도 5/12권)에 깔린다. 즉 Solar의 위치는 ‘통과선은 넘긴 중상위’이면서 동시에 ‘Cerebras 동급 모델보다는 확연히 위’라는 좌표다. (주황은 컨텍스트 결격으로 빠진 이전 세대 solar-pro2·pro3다.)

그리고 위 차트가 복잡해 보이기 때문에 단순화 해서 표시하면 아래와 같다.

이전 Solar Pro 2와 Solar Pro 3는 컨텍스트창이 부족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업무 환경에서 시작선에도 서지 못했다. (물론 현재 open 솔라도 1M 컨텍스트가 대세인 상황에서 130K에 불과하는 하지만 32K, 65K에 불과했던 기존 대비 유리해졌고 이게 뒤에 있을 세라브레스와 협업의 유리함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매 턴 약 135KB의 요청 본문과 120개 도구 스키마를 전달하는 조건에서 컨텍스트 창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Solar Open 2는 Solar 계열 최초로 이 관문을 통과해 전체 벤치를 끝냈다. 모델의 세대가 바뀌면서 한국 모델이 단순 대화가 아니라 실제 도구 사용 환경에 들어온 것이다. (사실 설명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국산LLM의 좌절과 회의감에 빠져 있었고 별 기대없이 설명회에 참석했었다. 그러나 실측을 하고 나서 우리나라에게도 희망이 생겼음을 느꼈고 업스테이지를 응원하게 되었다.)

Solar Open 2는 NVIDIA 기반 Early Access API에서 BENCH-12 기준 10/12, 세부 체크 15/17을 기록했다. 78개 업무를 세 번 반복한 결선에서는 63/78, 체크 85/90이었다. 완전히 못 푼 안정 실패는 1개로 가장 적었지만, 반복할 때 결과가 달라진 FLAKY가 14개로 가장 많았다. 아예 모르는 문제는 적지만 같은 일을 매번 같은 품질로 수행하는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모델·경로BENCH-12결선 PASS결선 시간관찰
deepseek-v4-flash11/1274/781,140초정확도와 가격의 기준선
gpt-5.412/1273/78985초높은 정확도와 안정성
gemini-3.1-flash-lite12/1273/78484초가장 빠른 균형 모델
qwen3.7-plus12/1269/782,079초정확하지만 느림
solar-open210/1263/781,954초안정 실패 1·FLAKY 14

결선 5종 모델의 정확도와 속도를 비교한 벤치마크 지도 결선 5종을 동일 조건(도구 개선 후, daily 78케이스×3반복, 전 사이클 429=0)으로 재계측한 정확도×속도. 우상단일수록 정확하고 빠르다. gemini-3.1-flash-lite가 484초로 압도적 최속이면서 정확도도 73/78로 최상위권이고, solar-open2는 정확도(63)·속도(1,954초) 모두 아직 프런티어 안쪽이다. 그러나 순위에도 들지 못했던 Solar가 8강에 진출한 쾌거다.

이 결과만 보면 Solar Open 2가 DeepSeek를 이겼다고 말할 수 없다. 같은 조건에서 DeepSeek V4 Flash는 74/78로 Solar보다 11개를 더 통과했고, 시간도 짧았다. Solar는 아직 최고 성능 모델이 아니라 진입에 성공한 모델이다.

참고: 에이전트 벤치마크 내용

‘회사 단위 에이전트’ 업무를 수행하는 다중 하네스 시스템이다. 조회, 문서 검색, 쓰기 확인 게이트, 멀티턴 기억, 계산, 차트와 환각 방지 업무를 묶었고, 모델은 매 턴 120개(계측 하네스 기준 117개) 도구의 설명과 스키마 - 요청 한 건에 도구 스키마만 97KB, 본문은 약 135KB - 를 읽고 그중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이 벤치가 한 턴에 실제로 무엇을 시키는지는 BENCH-12 12케이스는 아래에서 직접 열어 볼 수 있다.

↗ 새 창에서 전체 화면 인터랙티브로 열기

Cerebras라는 열쇠 - 검증된다면 ‘딥시크급 정확도를 초고속으로’

그런데 왜 업스테이지는 하필 Cerebras인가? 1부에서 본 대로 Cerebras는 HBM 노선이 아니다. 웨이퍼 전체를 하나의 칩으로 쓰고 온칩 SRAM 44GB에 의존하는, 용량 대신 절대 속도를 택한 설계다. 발표회에서 Cerebras 측이 밝힌 숫자로는 NVIDIA B200 대비 트랜지스터 19배, 온칩 메모리 250배, 메모리 대역폭 2,625배. LLM 추론이 가중치를 반복해서 읽는 작업인 이상, 대역폭의 이 격차는 모델이 클수록 속도 격차로 돌아온다.

Cerebras 웨이퍼 스케일 엔진(WSE)과 최대 GPU의 크기 비교 - 웨이퍼 한 장을 통째로 하나의 칩으로 써서 트랜지스터 1.2조 개를 담는다(오른쪽 아래 작은 사각형이 최대 GPU다)

한계도 명확하다. SRAM 44GB에 250B 모델은 들어가지 않는다. 여러 시스템에 분산하거나 외장 MemoryX에서 가중치를 스트리밍해야 하고, 그만큼 시스템 수가(비용이) 늘어난다. 즉 Cerebras는 기술적으로는 1조 파라미터 Kimi K2까지 이미 서빙하고 있으므로 용량이 막는 것은 아니지만, 그 용량을 웨이퍼 여러 장으로 사는 구조다.

데이터센터에 랙으로 세워진 Cerebras CS-3 시스템들 - 250B급을 서빙하려면 웨이퍼(시스템)를 여러 장 묶어야 하고, 그 시스템 수가 곧 비용으로 돌아온다

여기서 흥미로운 실측 데이터가 있다. 위의 실업무 에이전트 하네스에는 Cerebras 하드웨어 경유로 서빙되는 오픈 모델들도 포함돼 있었다.

모델서빙 하드웨어정확도(12케이스)총시간사이클 비용
gpt-oss-120bCerebras4/12 (실질 5/12)58.1s (전체 최속)$0.13
zai-glm-4.7Cerebras5/1271.7s$0.29
solar-open2NVIDIA GPU (얼리액세스 API)10/12329.3s얼리액세스 (미정)
deepseek-v4-flash자체 인프라11/12209.1s$0.01

패턴이 보인다. Cerebras 위의 기존 동급 모델들은 속도는 전체 최속(58~72초, 다른 모델의 3~10분의 1)인데 정확도가 붕괴했다. 도구 라우팅이 무너지고, 기억이 끊기고, 빈 응답이 나왔다. 하드웨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그 위에 올릴 만한 에이전트 품질의 오픈 모델이 없는 것 - 이것이 Cerebras 생태계의 공백이었다. (딥시크 플래시마저 200초가 걸린걸 세레브레스는 60초대에 끝냈다.)

Solar Open 2는 NVIDIA GPU 위에서 10/12를 냈다. 만약 - 이 “만약”이 이 글의 핵심 조건이다 - Solar Open 2가 Cerebras 위에서도 NVIDIA 구동과 동일한 품질을 유지한다면, 계산은 이렇게 된다. 정확도는 deepseek-v4-flash(11/12)와 사실상 동급, 속도는 Cerebras 하드웨어의 3~5배속. 딥시크급 정확도를 초고속으로 뱉는 모델이 되고, 같은 하드웨어 위의 gpt-oss-120b와 GLM 4.7을 정확도에서 압살한다. Cerebras 입장에서는 자기 생태계의 품질 공백을 메워줄 모델을, 업스테이지 입장에서는 속도라는 확실한 차별화 축을 얻는 교환이다.

예고편은 설명회에서 나왔다. Cerebras는 Solar 31B(소형 모델)를 자사 칩에 올려 초당 2,000토큰을 시연했고, Daum은 AI Overview 검색 요약에서 같은 Solar 모델·같은 서비스 백엔드에 인프라만 H100과 Cerebras로 바꿔 라이브 비교를 돌렸다 결과는 최소 2배에서 최대 5~6배의 응답 속도 차이였다. 검색처럼 사용자가 결과를 기다리는 서비스에서 이 차이는 사용자 경험의 차원이 다르다.

단, 아직 검증된 것은 31B까지다. 250B의 Solar Open 2가 웨이퍼 분산 위에서 같은 품질을 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그것이 확인되는 순간이 이 동맹의 진짜 시험대다.

NVIDIA 기반 Early Access API에서 측정한 Solar Open 2의 업무 정확도를 Cerebras에서도 거의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가?

이 가정이 성립하면 상징성이 커진다. 현재 Cerebras에 올라가 있는 GLM 4.7과 gpt-oss-120b보다 훨씬 높은 도구 사용 성능을, Cerebras 특유의 초저지연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 업무 벤치 범위에서는 기존 두 공개 모델을 정확도와 속도의 결합에서 사실상 밀어낼 가능성이 생긴다.

더 나아가 Solar가 DeepSeek와의 정확도 격차를 줄이면서 Cerebras의 속도를 얻는다면, 한국 모델이 딥시크급 실용 성능을 초고속으로 내는 조합이 처음 등장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현재의 결론이 아니라 다음 실험의 가설이다.

하지만 에이전트 시장의 최종 승자는 가격이 결정한다

업스테이지는 발표에서 에이전트 사용 확산 뒤 토큰 소비가 10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기회인 동시에 함정이다. 호출량이 10배 늘면 모델 회사의 매출 기회도 커지지만, 고객이 부담할 추론비도 10배 가까이 늘 수 있다.

빌더 시장에서는 빠른 속도에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다. 개발자 한 명의 대기시간을 줄여 하루 일정을 바꿀 수 있다면 토큰 가격이 조금 비싸도 구매한다. 반면 반복 에이전트는 다르다. 송장 한 건, 검색 요약 한 건, 고객 문의 한 건을 처리할 때마다 호출이 누적되므로 가격이 사용량과 함께 선형으로 커진다.

2026년 7월 11일 Cerebras의 공개 모델 카탈로그에 따르면 gpt-oss-120b는 100만 토큰당 입력 0.35달러·출력 0.75달러, GLM 4.7은 입력 2.25달러·출력 2.75달러다. 반면 DeepSeek V4 Flash는 입력 0.14달러·출력 0.28달러다. Cerebras의 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모델에 따라 중국 저가 API보다 몇 배 비싸다.

정확도와 속도를 통과한 모델의 가성비 2x2 지도 정확도 컷을 통과한 모델만 놓고 그린 가성비 2x2 - 가로축은 저렴할수록 오른쪽, 세로축은 빠를수록 위. 우상단(빠르고 저렴)이 스위트스팟이다. 초저가($0.01) deepseek-v4-flash가 오른쪽 끝을 잡고, 만점·최속의 gemini-3.1-flash-lite가 우상단을 차지한다. Cerebras 계열의 강점인 ‘속도’만으로는 이 지도의 왼쪽(비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Solar가 Cerebras 위에서 아무리 빨라도, 이 가로축(가격)에서 오른쪽으로 오지 못하면 스위트스팟에 진입할 수 없다.

내가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에서 실측한 결과 deepseek-v4-flash는 한 사이클에 $0.01이었다. Cerebras 경유 모델들은 $0.13~0.29 - 정확도가 붕괴한 모델들조차 딥시크의 13~29배 비용이다. 속도의 대가가 가격에 그대로 박혀 있다. 웨이퍼 스케일 제조의 수율, 전용 시스템 의존, 그리고 250B급을 서빙하려면 웨이퍼를 여러 장 묶어야 하는 구조까지 - 1부에서 본 Cerebras의 위험요인들이 전부 원가로 수렴한다. (그렇다면 세라브레스는 최대 1달러급으로 프론티어 빌더모델급의 가격을 청구하게 될 수도 있다.)

업스테이지도 이것을 안다. 발표회에서 김성훈 대표는 웃으며 말했지만 내용은 정확했다. “세레브라스 칩이 되게 비싸요. 그래서 우리가 좀 싸게 해달라 지금 협상하고 있는 중이고.” 라고 말했다. 무대 위의 동맹 뒤에서 벌어지는 진짜 협상은 속도가 아니라 단가다.

Solar Open 2는 현재 Early Access 단계라 지속 가능한 상용 단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무료 크레딧이나 행사 기간의 가격은 시장 가격이 아니다. Cerebras 전용 Solar의 가격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성능표를 만들 수 있어도 사업성 표를 완성할 수 없다.

즉 Solar Open 2의 세계 진출은 “딥시크와 정면으로 가격 전쟁을 한다”가 아니라 “딥시크가 못 파는 속도를 판다”에 가깝다. 이 포지션은 유효하다. 단, 두 가지 조건이 붙는다. 250B가 Cerebras 위에서 품질을 유지해야 하고(기술 검증), 그 속도의 가격이 프리미엄 구간의 지불 의사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단가 협상). 전자는 엔지니어링의 문제고 후자는 협상의 문제인데, 발표회에서 확인된 것은 두 회사가 둘 다 진행 중이라는 사실까지다.

결론 - 가장 빠른 한국 모델이 아니라 가장 싼 완성 작업이 필요하다

여전히 엔지니어링이 할일은 많다. Solar가 DeepSeek보다 한 번에 더 많은 토큰을 쓰거나, 불안정성 때문에 같은 작업을 다시 실행해야 한다면 명목 토큰 단가가 같아도 실제 원가는 높아진다. 반대로 Cerebras의 속도로 빌더의 대기시간을 크게 줄이고 한 번에 작업을 성공시킨다면 더 비싼 토큰 가격도 정당화될 수 있다. 결국 봐야 할 숫자는 토큰당 가격이 아니라 성공한 작업 한 건당 가격이다.

Solar Open 2는 아직 DeepSeek를 이긴 모델도, Cerebras 위에서 검증된 모델도 아니다. 그러나 한국 모델 가운데 처음으로 긴 컨텍스트와 대규모 도구 환경을 소화하고, 빌더와 에이전트의 실행 엔진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에이전트는 데모가 아니라 반복 매출의 사업이다. 한 번의 놀라운 속도보다 수백만 번 실행해도 감당할 수 있는 단가가 중요하다. Solar Open 2와 Cerebras가 한국 AI의 세계 진출이 될지는 초당 토큰 수가 아니라, 성공한 작업 한 건을 얼마에 완성하느냐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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